해어지다? 해지다? 헤어지다?: 가방이 헤어지는 불상사 앞에서
최근 중고거래를 활발히 하다보니, 사람들이 자주 틀리는 맞춤법 실수가 눈에 띄었다.
해어지다/해지다/헤어지다
가방이 헤어지고, 옷이 헤어지는 불상사 앞에서 이 표현은 꼭 포스팅을 올려야겠다고 다짐했다! ;-)

의류를 판매하며 사람들은 옷이 닳아 떨어진 곳이 없고 상태가 좋다는 사실을 강조하고 싶었을 것이다.
구멍나거나 손상된 것이 없다는 의미를 담고 싶었던 것!
그렇다면 결론부터 적자면, 해어지다/해지다를 써야 한다.
예) 해어진 조끼, 해진 모자
사전 의미는 이렇다.
★해어지다/해지다
[동사] 닳아서 떨어지다.
그렇다면 "해어지다"와 "해지다"의 차이는 무엇일까?
"해지다"는 "해어지다"의 준말, 즉 줄임말이다. 두 표현은 뜻이 같다.
해지다 = 해어지다
두 단어 모두 닳아서 떨어진다는 의미로, 활용은 아래와 같이 하면 된다.
해어지다
-> 해어진
-> 해어졌다
-> 해어질
-> 해어짐
해지다
-> 해진
-> 해졌다
-> 해질
-> 해짐
그렇다면 중고거래 창을 보다가 나를 씁쓸하게 눈물 짓게 만든 표현 "옷이 헤어지다"는 왜 잘못되었을까?
"헤어지다"는 완전히 다른 단어다.
사전 의미는 이렇다.
★헤어지다
[동사]
1) 모여 있던 사람들이 따로따로 흩어지다.
예) 친구와 헤어져 집으로 왔다.
2) 사귐이나 맺은 정을 끊고 갈라서다.
예) 난 네가 싫어졌어, 우리 이만 헤어져.
유의어가 "이별하다" "파하다" "흩어지다"로 쓰일 수 있는 말이라면 "헤어지다"라고 쓴다.
"헤어지다"의 활용은 아래와 같다.
헤어지다
-> 해어진
-> 헤어졌다
-> 헤어질
-> 헤어짐

그러니 애지중지 사랑하고 아꼈던 바지와 영영 헤어지는 일이 슬프다는 말을 하고 싶은 게 아니라면
꼭 "해어진 바지, 해진 바지"라고 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