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쓰는 사람 되기

아니에요 아니예요 / 보검이에요 보검이예요 : 이에요, 예요, 에요

민채씨 2021. 2. 28. 0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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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의 포스팅 거에요 vs 거예요에 이어서, (거예요 O)

 

오늘은 아니에요 vs 아니예요에 대해 이야기해볼까 한다. 

 

 

'-에요/ -이에요/ -예요'는 내가 출판 편집자로 일을 시작하고 초기 1년쯤까지는 

 

제대로 알지 못하고 혼동해 썼던 표현이다. 

 

부끄럽지만 아마 그때 만들었던 책들에는 에요/이에요/예요와 관련된 오탈자가 몇몇 담겨 있을지도 모르겠다.ㅠㅠ

 

 

*

 

 

'-에요/ -이에요/ -예요'를 하나씩 짚어보자면,

 

 

1

 

먼저 '-에요'는 '이다'나 '아니다'의 어간 뒤에 붙는 어미다. 

 

아니 뒤에 붙으면 "아니에요."가 된다. 

 

아니에요 (O)

 

 

2

 

'-예요'는 서술격 조사 어간 '-이-' 뒤에 '-에요'가 붙은 말이다. 즉, '-이에요'의 준말(줄임말)이다.

 

그러니까 -이에요 = -예요

 

"우산이에요" "책이에요" "장미예요" (O) 이렇게 쓰면 되는 거다. 

 

 

3

 

그런데 대부분 사람들의 언어습관을 보면 '-예요'는 잘 쓰지 않고 

 

'-예요'를 써야 하는 자리에 '-에요'를 붙여 쓰곤 한다. 

 

"사과에요." "장미에요." "지우개에요." (X) 모두 잘못된 표현인데 말이다. 

 

 

3가지 예의 공통점은 -이에요/-예요 앞에 쓰인 명사에 받침이 없다는 거다.

 

받침이 없는 경우 '-예요'를 붙인다.

 

"사과예요." "장미예요." "지우개예요." (O) 이렇게 써야 맞다.

 

 

4

 

또, 이름의 경우

 

제 이름은... "민채에요." "유미에요." "보검이에요." "지철이에요." (X) 모두 잘못된 표현이다.

 

이름의 경우 받침이 있는 경우에도 '-이'가 덧붙기 때문에(보검->보검이) 받침이 없는 체언과 같이 '-예요'를 붙이면 된다.

 

"민채예요." "유미예요." "보검이예요." "지철이예요." (O) 이렇게 써야 맞다! :-)

 

 

5

 

처음에 이야기를 시작한 '아니에요'의 경우를 다시 생각하면

 

체언에 받침이 없으니 '아니예요'가 아닌가? 싶을 수도 있지만

 

애초에 '-에요'가 '이다'나 '아니다'에 붙여 쓰는 말이기에 "아니에요"가 맞다. (O)

 

 

*

 

사회초년생 시절, 맞춤법 띄어쓰기에 꽤나 자신감을 갖고 출판 편집 일을 시작했지만,

 

지금 돌이켜보면 모르는 것들도 많았다. 어설프기 짝이 없다. 

 

 

내 경우 사수가 없어서 일의 모든 과정을 일일이 깨치느라 오랜 시간이 걸렸다.

 

위의 내용도, 어느 날 다른 사람의 글을 읽다가 내가 잘못 쓰고 있음을 깨닫고

 

사전 속 용례를 뒤져가며 정리한 것이다. 하나하나 찾아 공부했다. 

 

 

직속 사수가 없었다는 건 주도권을 갖고 자유롭게 일할 수 있음을 의미했지만,

 

책의 물성과 텍스트를 다루는 일종의 기술을 필요로 하는 편집 일에서는,

 

기술을 전수해줄 이가 없음을 의미하기에, 일을 배우는 과정이 꽤 지난하고 힘들었다

 

 

나처럼 고생하는 후배들이 없도록 이런저런 이야기를 많이 나누고 싶다. 

 

책 만드는 일을 사랑하도록, 글 쓰는 시간이 즐겁도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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