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영화 다시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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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드엔딩? 해피엔딩? <라라 랜드> 결말을 좋아하는 사람그 영화 다시 보기 2021. 5. 19. 01:18
결말을 좋아하는 사람 사랑을 하던 두 사람이 이별하면, 그 사랑의 서사는 반드시 새드 엔딩(Sad Ending)일까? 그러하다면 사랑의 종착지는 반드시 두 사람이 결혼으로 맺어지고 백년해로하는, ‘영원해 보이는’ 사랑이어야만 하는 걸까? 헤어진 연인의 결말은 왜 슬픔이어야만 하는 것일까. 는 각자의 꿈을 좇아 LA로 온 배우 지망생 미아(엠마 스톤 분)와 재즈 피아니스트 세바스찬(라이언 고슬링 분)의 사랑, 그리고 꿈과 성취를 보여주는 영화다. 아직 크게 이룬 것은 없지만 닿고자 하는 목표에 이르기 위해 두 사람은 고군분투한다. 그리고 그 사이에서 사랑은 쑥쑥 자라난다. 꿈에 가닿기 위해 어떤 것은 포기하고 어떤 것을 잊고 잃는 사이, 그들의 사랑에는 위기가 찾아온다. (이후 결말 스포일러 주의!) 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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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당신이 잘 기억나질 않아요, <이터널 선샤인>그 영화 다시 보기 2021. 5. 19. 01:07
이제는 당신이 잘, 기억나질 않아요 - 영화 에 부쳐 특별했던 사랑은 영원히 잊을 수 없을 거라 생각했다. 빛나던 눈동자, 긴 시간 함께 나눴던 대화, 그때의 그 목소리, 당신의 사상들. 그런 귀중했던 기억을 끝내 잊어버리고 사는 이들이 어리석다고 생각했던 적이 있다. 물론 나는 어렸고, 스스로 원한다면 내가 가졌던 사랑의 모든 조각들을 잘 끌어안고 살아갈 수 있을 거라 믿었던 시절이었다. 이별 후, 그 이별로부터 또 긴 시간이 흐르고 나는 문득 당신을 떠올린다. 문득 떠오른 당신은 선명하지 않아서 나는 당신을 곰곰 생각해본다. 생김새, 표정, 목소리, 살결, 체온, 생각들…. 그런데 오랫동안 앉아 그려보아도, 이제는 당신이 잘 기억나질 않는다. 당신이 어떤 사람이었는지, 무얼 좋아했고 어떤 표정을 곧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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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지 그리고 필름 사진, <윤희에게> 속 시차그 영화 다시 보기 2021. 3. 8. 22:36
이미 그런 시절이 도래했는지 모르겠지만, 내 아이들에게 이런 설명을 해줄 날이 곧 올 것 같다. “엄마가 어렸을 때는 친구가 전학을 가면 소식이 영영 끊어지는 일이 생기기도 했어. 인터넷도 안 됐고 핸드폰도 없었거든!” 이런 이야기를 덧붙이기도 할 것이다. “인친이나 페친처럼 편지로만 소통하는 친구도 있었지. 펜팔이라는 건데, 현실에서는 만난 적 없지만 편지를 주고받는 친구인 거야!” 신이 나서 말이 길어질 수도 있겠다. “좋아하는 연예인에게도 편지를 썼다고, 종이로 된 편지지에! 우표를 붙여서 숙소로 편지를 부쳤어.” 과거의 나는 상상조차 못했지만 지금의 사람들은 언제나 접속된 상태로 살아가고 있다. 소셜 미디어 게시글과 실시간 메신저 서비스로 쉴 새 없이 자신의 상태를 전하고 타인과 소통한다. 원하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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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각장애인을 위한 한글 자막, 넷플릭스 오리지널 <킹덤>그 영화 다시 보기 2021. 2. 25. 17:02
이제 막 70일을 넘긴 아기가 내게 있다. 그 아기를 낳고 조리원에서 최선을 다해 쉬기 위해 노트북을 챙겨갔다. 둘째 아이였기에, 조리원에 머무는 시간이 마지막 자유시간이 되어줄 거란 사실을 이미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집으로 돌아가면 밤낮 없는 육아가 이어질 터였다. 틈나는 대로 넷플릭스를 켜서 보고 싶었던 영화와 드라마를 몰아서 봤다. 그런데 유일하게 보지 못하고 퇴소했던 작품이 있었다. 이었다. 통상 ‘좀비물’이라 함은 깜짝 놀랄 만한 장면이 많을 테고 기괴한 소리도 많이 날 테니 혼자서 조리원 방에서 보기에는 적합하지 않으리라 생각했던 탓이다. 무섭기도 했고 내 방 문 앞을 지날 누군가에게 괜한 오해를 사고 싶지도 않았다. 그리 재미있다고 말로만 듣던 을 보게 된 건 집으로 돌아온 뒤였다. 아기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