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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리다 들르다, 자막에서도 실수하는 이 표현잘, 쓰는 사람 되기 2021. 3. 17. 14:58728x90728x90
교정교열 보다보면 많은 작가와 번역자 분들이 헷갈려하는 표현, 들리다 들르다!
나 역시 출판편집자가 되고 초반 몇 달간은 잘못된 줄 모르고 있던 표현이기도 하다. (부끄)
어느 책 교정을 보다가 유독 들린/들렸다/들릴 혹은 들른/들렀다/들를 두 표현이 섞여 있는 경우가 잦아 원고 전체를 다시 확인하기 시작했는데,나 또한 그때까지 잘 모르고 있던 부분이라 충격을 받고 메모해둔 단어이기도 했다.
사전 정의부터 보자면 이렇다. (표준대국어사전)
들리다
1. 사람이나 동물의 감각 기관을 통해 소리가 알아차려지다. ‘듣다’의 피동사.
2. 손에 가지게 되다. ‘들다’의 피동사.
들르다
지나는 길에 잠깐 들어가 머무르다.
*****
그러니까 “들리다”는 두 가지 경우 쓴다.
1. 소리가 들리는 것
예) 어디서 음악 소리가 들린다.
2. 물체가 손에 의해 들리는 것
예) 가방이 들린 손
“들르다”는 이런 경우 쓴다.
예) 친구 집에 들르다.자막이 잘못 쓰였다. 목욕탕 들리기 아니고 들르기!
위의 사진은 <옥탑방의 문제아들>이라는 텔레비전 프로그램인데,
자막이 잘못되었다.
송해 아저씨가 <전국노래자랑> 촬영 전에 현장파악을 위해 목욕탕에 들린다...라고 자막을 썼는데 목욕탕에 들른다가 맞다.목욕탕에 들렀다. 목욕탕에 들른 사람. 목욕탕에 들를래? 목욕탕에 들르자.
영어로 풀어보자면
들리는 건 hear 혹은 lift 되는 일
들르는 건 stop by 하는 일
***
각각의 활용도 다르다.
들리다의 활용 표현은 (hear, lift)
-> 들린 / 들릴 / 들려 / 들렸다 로 쓴다예) 손에 꽃병이 들려 있었다.
예) 어디서 참새 소리가 들린 것 같은데.
들르다의 활용은 (stop by)
-> 들른 / 들를 / 들러 / 들렀다 로 사용한다예) 오는 길에 우체국에 들러서 택배를 부쳐줘.
***
마지막으로, 검색창에 송해가 뜰 때마다 심장이 철렁하는 국민들을 대신하여 한마디 :-)
송해 아저씨! 이 지역 저 지역 들르며 건강하게 오래 사셔요!728x90728x90'잘, 쓰는 사람 되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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