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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슬아 안녕: 우리말 이름 짓기, 우리말 이름 / 윤슬 뜻, 라온 뜻, 다온 뜻잘, 쓰는 사람 되기 2021. 2. 26. 01:39728x90728x90
아기 이름으로 쓰고 싶었던 단어가 있었다. 바로 '윤슬'이다.
우리말인 윤슬은 "햇빛이나 달빛에 비치어 반짝이는 잔물결"이라는 뜻이다.
바다나 강에 햇빛이 내리쬘 때, 물결 위로 빛이 쉴 새 없이 반짝이는 풍경을 누구나 한 번쯤 보았을 것이다.
보는 이를 환희에 차게 만드는, 한 번쯤 돌아보고 웃게 만드는 그 아름다운 광경.
사진은 포항 어디쯤에서 찍은 윤슬 ‘윤슬’은 우리말 자체로도 너무 아름답거니와
'윤'과 '슬'에 해당하는 한자를 붙여 주민등록을 만들기에도 수월할 것 같아 제격이었다.
(꼭 한자를 매칭할 필요 없이 한글로 이름을 등록해도 되지만 말이다.)더더욱 '윤'을 돌림자로 첫째 이름을 지었기 때문에 둘째가 딸이라면 그렇게 이름 붙여주고 싶었다.
그러나 둘째는 남자아이가 찾아왔고, '윤슬'이 남자아기 이름으로는 조금 어울리지 않는 듯해, 아쉽지만 '윤슬'은 태명으로만 쓰고 다른 이름을 지어주었다.
*
우리말 이름에도 약간의 유행이 있는 듯한데, 내가 어릴 땐 이런 이름이 많았다.
1) 자연, 계절을 소재로 한 이름
하늘, 장미, 노을, 솔(소나무)
겨울, 가을, 여름, 봄
가람(강의 옛말), 하늬(하늬바람)
2) 어떤 성격을 담은 이름
보람, 슬기, 아름, 하나, 으뜸, 누리(온 세상), 다솜(애틋하게 사랑), 나래(날개)
3) 그중에서도 성과 한 덩어리를 이루는 이름들도 특이해서 기억에 남았다.
남달리, 이루다, 이로운, 한아름
요즘 유행하는 우리말 이름이라 하면 이런 느낌인 듯하다!
- 라온: 즐거운이라는 뜻
- 다온: 좋은 일이 다 들어온다는 뜻- 가온: 중심, 가운데라는 뜻
- 우리말은 아니지만 '온'이 들어가는 '시온'이라는 이름도 요즘 많이 보인다.
특히 '라온'이라는 이름은 드라마 <구르미 그린 달빛>에서 김유정 배우가 맡은 역의 이름이기도 했어서 많이 알려진 것 같다.
박보검 배우가 김유정 배우에게 “라온아” 하고 부를 땐 심장이 제멋대로 나댔었지!
(라온 역의 김유정 배우가 맞는지 검색하다가 본 것, 한그루 배우의 쌍둥이 딸 이름이 라온과 다온이라고 한다. ‘한그루’라는 이름도 정말 예쁜데 라온 다온이라니 좋다!)
또 대학생 때 어느 해 학생회 이름이 ‘라온하제’였는데, 그 뜻은 ‘즐거운 내일’이었다. 돌이켜보니 기분 좋은 이름이다.*
평생 부르고 불릴 이름이니, 유행 타는 이름을 피해서 숙고하여 지어주었지만 아이들이 자기 이름을 마음에 들어하고 사랑해줄지는 모르겠다.
오지 않은 딸래미 윤슬이에 대한 아쉬움은 진작 떠나보냈고,
내게는 다른 이름을 가진 너무 사랑스러운 아가들이 있으니 더할 나위 없이 기쁜 밤이다. 훗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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