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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당근마켓에서 팔리는 뜻밖의 물건 / 당근마켓에서 뜻밖에 일어나는 일들: 나눔, 기부, 사기, 갈취, 수요공급
    슬기로운 육아생활 2021. 5. 19. 0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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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매너 사람들 때문에 몸살을 앓은 뒤, "당근마켓에 다시는 발을 들이지 않으리!" 다짐했지만

    그냥 올려두고 잊고 지내다 팔리는 물건들은 다 팔아버리자 싶어

    앱/계정을 지우지 않고 소소하게 이어가고 있다.



    둘째가 부쩍 자라서 더 이상 필요하지 않게 된

    바운서 / 아기체육관 / 점퍼루를 한번에 올리기 위해 오랜만에 당근마켓에 새 물건을 올렸다.

    기존의 내 방침(?)대로 저렴하게 올렸는데(거의 다 5천 원 이하, 1~3천 원으로 올리는 편),

    어마어마한 부피로 집 한편을 차지하고 있는 아기 물건들을 보니 갑자기 가슴이 답답해져

    물건을 빨리 비우려고 세 가지 모두 다 "무료나눔"으로 전환해버렸다.

    그리고 나눔으로 바꾸자 바랐던 대로 빠르게 물건을 가져가겠다는 사람이 나타났다!(아, 속 시원한 것!)

    점퍼루는 이미 받아가셔서 거래완료!


    육아동지들을 위해 물건들을 물티슈로 깨끗하게 닦고 가져가기 편하게 이래저래 담다보니,

    문득 당근마켓에서 뜻밖에 할 수 있는 일들에 대해 얘기해보면 어떨까 싶었다.

    혹은 당근마켓에서 뜻밖에 벌어지는 사건들이랄까? :-)


     

    1. 우리 시대의 "아나바다" : 나눔 / 무료나눔



    당근마켓에서 일어나는 뜻밖의 사건, 무료나눔이다.

    80년대생인 나는 어린 시절 "아나바다" 운동을 기억하는데 ㅎㅎ

    아: 아껴 쓰고
    나: 나눠 쓰고
    바: 바꿔 쓰고
    다: 다시 쓰자

    바로 "나"에 해당하는 "나눔"이 중고거래 플랫폼에서 이루어지는 것이다.


    무료나눔의 경우 대부분 육아템들이 많다.

    아기 물건은 성장 속도에 따라 사용하는 기간이 짧은 경우가 많은데,

    그에 반해 물건은 한 번 쓰고 버리기에는 아까울 만큼 고가인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괜찮은 물건을 "물려줄" 사람을 찾고 싶은데 주변에 아기 있는 집이 없다면 난감하다.

    거기서 연결고리가 되어주는 게 당근마켓이다.

    (그래서 필요한 육아템은 키워드 알림을 해두면 좋다!)


    옷장정리를 하고 성인복을 나눔하는 사람들도 있다.

    이런 "나눔"은 당근마켓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의 개인적인 입장 차이인 듯하다.

    나도 돈을 번다기보다는 "아직 버리기 아쉬운 물건을 써줄 사람을 찾는다"는 데 초점을 맞추기 때문에

    나누거나 나누는 것에 다름없이 최소한의 금액인 1천원 정도만 받으며 당근을 활용해왔다.

    그래서 상태가 좋은 성인복을 의류함에 넣어 남의 배를 불려주는 대신

    내 주변의 이웃들에게 나누겠다는 취지를 보이는 사람들도 있는 것이다.


    2. 선행을 베푸는 사람들, 기부


    나는 출산 이후 매달 2~3만 원 정도를 기부하고 있다.

    저소득층 학생들에게 생리대를 지원하는 사업에 기부하고 있다.

    매달 조금씩 기부하고 있어요 :)



    당근마켓에서 발견하고 기분 좋았던 한 사람이 있는데,

    동네 학생들에게 생리대를 무료나눔하는 한 여자분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당연히 헌 생리대를 주는 건 아니고 자기 돈 주고 새 생리대를 사와서

    주머니 사정이 어려운 학생들에게 나눠주는 것이니 일종의 "기부"인 셈이다.

    좋은 일 하기도 힘드네 ㅠㅠ



    그 취지가 너무 좋아 보여서 나도 동참하고 싶었다.

    그분께 메시지를 보내 다음 달부터 나도 같은 방식으로 생리대를 기부하고 싶다고

    아이디어를 차용하는 데 허락을 구했다.

    좋은 일 하는 것이니 당연히 괜찮다는 답장을 받았는데, 생각지도 못한 메시지들이 추가로 왔다.

    "학생이 아니고 직장인인데 공짜니까 받으러 오는 사람도 있고, 그 외에도 별별 사정을 이야기하며 생리대 나눔을 받으려고 하는 ‘절대 학생 아닌’ 어른들이 꽤 많다"는 거였다.

    그래서 진짜 생리대를 전달해주고 싶었던 저소득층 여자 아이들은 만나기가 매우 어려웠고

    돈 아끼고 싶은 성인들의 메시지를 쳐내느라 마음고생만 아주 심하게 했다고.

    *

    그 얘기를 듣고서 처음에는 그러려니 했는데,

    당근마켓을 이용하며 온갖 비매너 사건들을 겪고 나니 무슨 말인지 대강 느낌이 왔다.

    그래서 그냥 기부는 원래 하던 대로 기부를 할 수 있는 법인들을 통하기로 마음을 바꿨다.


    결국 비매너 썰이 되어버린 듯하지만,

    무튼 당근마켓에는 뜻밖에도 기부를 하는 좋은 일도 벌어진다!

    예의없는 사람이 어디에나 존재했지만, 마음씨 좋고 다른 사람 챙기는 이들도 어디에나 있다!!

    그 사실은 아름답고 기뻤다. :-)


    3. 사기 : 먹튀


    개인과 개인이 거래하는 중고거래 플랫폼이다 보니 "사기" 사건도 많은 듯하다.

    사실 이런 중고거래 피해는 중고거래 플랫폼의 효시라 할 수 있는 "중고나라"에서도 많은 썰을 들어봤다.

    중고거래 사기를 보여주는 "오늘도 평화로운 중고나라"라는 짤도 많이 보았고.

    물건을 사려고 입금했는데 신문에 예쁘게 싸인 벽돌이 왔다든지 하는 식이다.

    중고시장에서 사기라 함은 이런 먹튀가 대부분일 것이다.

    평화로운 중고나라 검색하면 어마어마한 짤들을 찾을 수 있다


    이런 사기사건은 대부분 직거래가 어려운 상황이라 택배 거래로 진행했는데, 선입금 후 물건을 받지 못하는 것이다.

    이런 사기사건을 막기 위해 당근마켓 팀은 "가능하면 직거래"를 권하는 듯하다.


    나 역시 택배로 물건을 주고받을 때는 신중히 거래했다.

    1) 등록한 물건 종수가 많은지
    2) 기존 거래가 많이 있었는지
    3) 사람들에게 받은 후기가 있는지, 그 내용이 어떤지

    확인한 후에 택배거래를 진행했다.

    또 내가 택배로 보내는 경우에는

    물건을 포장하는 장면과 택배로 포장을 마친 모습을 전부 사진으로 찍어 발송 전에 미리 보내주었다.


    제발 사기꾼들은 물러가길! 훠이훠이!



    4. 갈취(?) : 모바일쿠폰 가로채기


    중고시장에서 의외로 활발하게 거래되는 상품이 있다.

    바로 모바일쿠폰(기프티콘)이다.

    실물과 마찬가지로, 선물받았는데 쓰고 싶지 않는 기프티콘도 한두 개쯤 있게 마련이다.

    이런 모바일쿠폰을 정가보다 조금 낮은 금액으로 당근마켓에 올려 판매하는 경우가 아주 많다.

    바코드를 지우고 올리셨어야지요 ㅠㅠ



    그런데 모바일쿠폰을 많이 써보지 않아 익숙하지 않거나,

    바코드가 공유되면 누구나 사용할 수 있다는 사실을 미처 생각하지 못한 혹자는

    실수로 바코드를 가리지 않고 그냥 캡처해서 올리는 경우가 있다!!!!!

    이러면 그 캡처화면을 보는 누구나 그 쿠폰을 쓸 수 있다. ㅠㅠ

    팔려고 올렸는데 익명의 누군가가 재빨리 그 쿠폰을 가로채 써버릴 수도 있는 거다.


    5. 수요와 공급, 내게는 쓸모없지만 당신에게 필요한 뜻밖의 것


    내가 당근마켓을 흥미롭게 생각했던 건

    "내게는 쓸모없지만 다른 누군가에는 필요한 것이 된다"는 점이었다.

    수요와 공급이 딱 맞아떨어지는 지점이 있다는 사실인데,

    단적인 예가 스타벅스 프리퀀시 스티커다.

    나 때는 말이야... 받은 스티커 소중히 모았다가 친구 만나면 붙여줬단 말야...


    스타벅스에서 연말에 음료 17잔을 마셔서 다이어리로 교환해주는 것으로 유명한 "스타벅스 프리퀀시".

    처음에는 실물 스티커를 종이에 붙이는 것으로 진행했는데 (라떼는 말이야 이랬다구!)

    나중에는 앱에 적립되는 방식으로 바뀌었고,

    그 스티커를 다른 사람에게 선물해줄 수 있는 기능도 생겼다.

    품절대란이 일었던 스타벅스 레디백



    바로 이 지점에서 수요와 공급이 생겨난다.

    스타벅스 프리퀀시를 모두 모아 받을 수 있는 선물은

    순수한 스타벅스 마니아에게 인기가 있기도 하고 (이런 사람들은 정말 며칠만 마시면 금방 선물 받음)

    미처 그 선착순 선물을 받지 못한 이들에게 판매하려는 목적으로

    스티커를 모아 선물을 쟁여두는 식으로 미리 선수치는 판매업자(?)들도 있다.

    어쨌거나 이 스티커는 인기가 있다. 그래서 팔린다.



    파는 사람은 프리퀀시 진행 기간 동안 어쩌다 두어 번 스타벅스 음료를 마신 사람들이다.

    선물을 준다니까 일단 적립은 했는데, 사실 그 선물에 딱히 관심도 없고

    기간 내에 17잔을 사 마실 일도 없고, 그게 선물을 받으려는 목적일 일도 없다.

    그런 이들은 당근마켓에 이 스티커를 판다.

    살펴보니 미션음료가 아닌 일반음료 쿠폰은 대부분 3000원으로 가격대가 맞춰진 듯하고,

    저렴한 경우 2700~2800원, 빨리 팔고 싶은 경우 2000~2500원으로 가격을 매긴다.


    스타벅스 측에서는 프리퀀시 스티커를 거래하는 일이 좀 언짢을 수 있겠지만,

    내게는 쓸모없는 것이 누군가에게는 간절히 필요한 무엇이고,

    그걸 팔면 나는 이득이니, 그냥 모두에게 좋은 일인 것 같다. ㅎㅎ


    사용자가 폭발적으로 늘어난 만큼 다양한 일들이 벌어지는 당근마켓.

     

    모쪼록 기부와 나눔 등 좋은 일들은 더 늘어나고,

     

    수요와 공급에 맞는 다양한 상품들이 거래되는 대신, 

     

    사기와 갈취 등은 사라져 롱런하기를 바라는 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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